책으로 자라는 아이들

하브루타 독서 토론, 핵심은 질문에 있다

책토끼 할머니 2025. 4. 14. 15:15

독서

하브루타(Havruta)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으로, 두 명이 짝을 이루어 질문하고 토론하며 지식을 탐구하는 학습 방법입니다. 이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질문을 통해 스스로 사고를 확장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탈무드 교육에서 비롯된 것으로, 논리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을 기르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여겨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브루타 독서 토론에서 질문이 주는 효과와 좋은 질문에 대하여 설명하겠습니다. 

 

질문이 사고를 이끈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질문입니다.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 해소를 넘어서, 사고를 자극하고 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됩니다. 독서 후 이 책의 줄거리는 무엇인가요?” 와 같은 사실 확인형 질문도 의미가 있지만, 하브루타에서는 이 인물이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약 내가 그 상황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와 같은 개방형 질문을 중심으로 합니다. 이런 질문은 단순한 정답을 요구하지 않기에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끌어낼 수 있으며, 학생들 간의 활발한 대화를 유도합니다. 질문을 만들고, 친구의 질문에 답하고, 다시 그 답을 반박하거나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사고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교사가 모든 질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가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내가 만든 질문에 대한 몰입도는 수동적인 수업 참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질문을 통하여 사고력이 확장됩니다.

좋은 질문의 조건과 예시

그렇다면 좋은 질문이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요? 첫째, 생각할 여지를 주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질문이 좋습니다. 둘째, 이야기의 핵심을 건드리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주변부의 사소한 내용보다는 중심 사건이나 주제에 연결된 질문이 대화의 질을 높여줍니다. 셋째,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싶은 질문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질문보다는, 상대의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이 하브루타 토론의 진정한 힘을 이끌어냅니다. 예를 들어,사자와 생쥐라는 동화를 읽은 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왜 사자는 생쥐를 살려주었을까?”

생쥐는 왜 사자를 도우려 했을까?”

작은 생쥐가 큰 사자를 도운 장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줄거리 이해를 넘어서, 인물의 심리와 이야기의 주제, 그리고 삶의 교훈까지 깊게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질문을 발전시키는 방법으로는 만약이라는 가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만약 생쥐가 사자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런 질문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며,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힘을 길러 줍니다. 독서 교육에서 하브루타는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기존의 독서 수업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감상을 나누는 데 그쳤다면, 하브루타 독서 수업은 학생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책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타인의 시각을 존중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서를 통한 인성 교육과 사고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마무리

하브루타 독서 토론의 진정한 힘은, 바로 질문에 있습니다. 질문은 단순한 문장이 아닌, 사고의 불꽃을 지피는 도구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책의 내용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로 자리 잡습니다. 교사는 이러한 과정을 돕는 촉진자 역할을 하며, 질문의 방향을 조율하고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브루타를 통해 우리는 독서를 읽는 것에서 생각하고 나누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좋은 질문이 있습니다. 질문이 있는 독서, 질문이 있는 교실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