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품 교육, 아이들의 삶을 빚어가는 힘
지식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사람의 성품은 삶 전체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성품 교육이란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내, 정직, 책임감, 배려, 용기와 같은 내면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성품은 인간관계의 기초가 되며, 바른 선택과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러나 바쁜 교과 중심 수업 속에서 성품 교육은 때로 부수적인 활동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교사로서 저는 늘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품을 자연스럽고 깊이 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하브루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브루타는 단순한 독서 토론을 넘어, 성품에 대한 생각을 이끌어내고, 그 가치를 친구와 나누며 구체적인 삶의 행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탁월한 교육 방법입니다.
질문은 성품을 자라게 합니다
하브루타에서 핵심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이 성품 교육과 만날 때, 아이들의 생각은 한층 더 깊어지고 실천력은 강해집니다. ‘책 속 인물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그 상황에서 정직할 수 있었을까?’, ‘배려는 말로 하는 것일까,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이처럼 성품과 연결된 질문은 단순한 독서 이해를 넘어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실제로 『거짓말쟁이 헨리』라는 그림책을 읽고, “왜 헨리는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학생들은 헨리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어떤 아이는 “저도 혼날까 봐 거짓말한 적 있어요”라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습니다. 교실은 단순히 책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에서, ‘나와 너의 삶’을 공유하는 진지한 대화의 장이 되었습니다. 성품은 이렇게 작은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어 아이들의 마음속에 스며들고, 그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만나면서 진짜 배움이 됩니다.
질문은 아이들에게 선택을 요구합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같은 질문은 단순한 책의 내용을 넘어서 ‘나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자기 성찰은 곧 성품의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됩니다. 말로 가르치는 성품은 오래가지 않지만,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성품은 아이 안에 깊게 자리 잡습니다. 하브루타는 그 질문을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친구와 함께 나누는 대화를 통해, 아이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정을 배우게 됩니다. 공감은 성품의 꽃이며, 하브루타는 그 꽃을 피우는 밑거름입니다.
교실에서 피어나는 인성의 꽃
저는 학급 운영 시간이나 아침 독서 시간을 활용해 성품 중심 하브루타 수업을 자주 진행했습니다. 『무지개 물고기』를 읽고 “나눔은 왜 어려울까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한 학생은 “좋은 걸 주면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하지만, 솔직하고 중요한 성찰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는 “하지만 나눴을 때 마음이 더 좋아지지 않아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이 짧은 대화를 통해, 교실에는 가치 있는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날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읽고 “가난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이들은 차분히 생각했고, 누군가는 “가난한 친구가 있으면 더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책의 줄거리를 이해했다는 차원을 넘어, 성품이 내면에서 자라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또한 저는 성품 노래나 인성 관련 그림책, 시를 함께 활용하여 감정에 집중하고 표현하는 활동을 병행했습니다. 질문은 그 감정과 경험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였습니다. 하브루타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지닌 성품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다른 사람의 성품을 존중하는 태도도 함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히 발표를 꺼리던 아이들이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도 그런 적 있어요”라고 말하기 시작할 때, 그 교실은 비로소 ‘배움과 성장의 공간’이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성품은 교사의 강의보다 친구와의 질문 속에서 더 강하게 자랍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좋은 질문이 있습니다.
하브루타와 성품 교육은 함께할 때 더 깊고 아름다운 교육이 됩니다. 질문은 아이의 마음을 열고, 생각을 자라게 하며, 성품을 내면화시키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성품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고 싶다면, 오늘 아이들과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줄의 질문을 나누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질문이 오늘 한 아이의 인성을 세우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식은 시험이 끝나면 잊혀질 수 있지만, 좋은 성품은 평생을 지탱해주는 힘이 됩니다. 하브루타는 그 힘을 키워주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하브루타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속에 사랑과 지혜, 책임과 용기가 깊이 뿌리내리도록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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