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과 하브루타의 관계
자존감은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핵심적인 심리적 요소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실수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도전 앞에서도 자신을 믿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인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민감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현대 교육 환경에서는 성적과 비교 중심의 평가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위축되고, 자신을 낮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브루타 독서 토론은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교육 방법입니다. 질문을 중심으로 한 대화 활동은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게 만들고, 누군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준다는 경험을 통해 '나는 소중한 존재다'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합니다.
질문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질문’입니다. 질문은 단순히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열고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입니다. 특히 독서 활동과 연결된 질문은 아이의 감정, 경험, 가치관과 연결되기 때문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은 뒤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단순한 줄거리 이해를 넘어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한 번은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저는 할머니가 제게 그런 존재 같아요. 할머니는 늘 자신보다 저를 먼저 챙기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한 문장 속에는 아이의 사랑, 감사, 이해가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질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과 책의 메시지를 연결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깊은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자존감 향상에 직결됩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하며, 친구의 의견을 듣고 나누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아이는 “나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 생각은 의미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형성하게 됩니다.
변화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질문을 던지는 일이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책을 해석하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발전시켜 나갑니다. 수줍고 말이 없던 아이도, “내가 한 말에 친구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선생님이 제 질문이 좋다고 했어요” 같은 작은 인정의 순간을 통해 점차 자신감을 얻기 시작합니다. 발표를 어려워하던 학생이 하브루타를 통해 “친구가 제 질문이 재밌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자존감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또한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다양한 관점에서 책을 바라보며 사고의 폭을 넓히게 됩니다. 특히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다름’을 경험하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동시에 자신의 생각도 당당히 표현하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하브루타는 단지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활동이 아닙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말에 가치를 부여하며,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되어줍니다. 질문은 아이의 사고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아이 스스로를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심리적 자양분이 됩니다. 교사로서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면서 저는 수많은 ‘깨어나는 순간’을 보았습니다. 조용하고 자신감 없던 아이가 질문 하나로 수업의 중심에 서고, 친구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은 교육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자존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것입니다. 하브루타는 그 경험의 장을 열어주는 문이며, 질문은 그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하브루타 독서 토론은 교실이라는 공간을 넘어서,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교육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고 질문을 나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사랑받고 존중받는다는 감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그 어떤 교육 목표보다 근본적이며, 하브루타는 그 목표에 도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길입니다. 책 한 권에서 출발한 작은 질문이 아이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하브루타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질문을 만들고, 그 질문을 따라 서로의 마음을 만나며, 자존감이 자라는 교육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배움이며, 진짜 교육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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